2022학년도 2학기 미술원에서 수학한 해외 교환학생들의 과제전이 개최됩니다.
K-ARTS 플랫폼-낭트 2022-2 국제교류 과제전
〈Do you have a fingerprint?〉
ㅇ 일시 : 2022.12.08.(목)~12.12.(월)
ㅇ 장소 :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B107호
ㅇ 주최 :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K'ARTS 플랫폼-낭트
ㅇ 담당교수 : 조형예술과 임민욱, 전소정 교수
ㅇ 진행 : 정유경, 손희민
ㅇ 참여작가 : 2022-2학기 조형예술과, 건축과 교환학생
Vanesa Helebrantova, Marijintje Roos Hijgenaar, Manon Henrich,
Youngbin Lee, Keisuke Maruta, Mabel Siseke Feenstra, Clarissa Cohausz,
Megumi Okawa, Fague Yohan Bader, Barthelemi Lea Lucie
2022년 2학기, 8명의 학생이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교류 수학을 하기 위해 입국하였다.
체코, 프랑스, 벨기에, 오스트리아, 일본 등 다양한 국적을 지닌 학생들은 공항 입국 심사대에 서서
본인임을 증명하기 위한 일련의 과정을 거쳤을 것이다.
인적 사항이 기재된 여권을 제시하고, 지문 인식과 안면 인식 시스템을 통과하고, 이곳에 오는 이유를 묻는 절차 말이다.
특히 지문은 유전형질에 따라 저마다 다른 모양을 띨 수 밖에 없어 신원을 확인할 때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하지만 인적 사항이나 지문, 얼굴의 형상 등 정보화된 수치는
당연하게도 개인의 고유한 특질이나 정체성을 오롯이 담아내지 못한다.
지문이 닳고 나면 다시 새로운 세포가 자라면서 동일한 지문을 형성한다고 한다.
유리창에 닿은 지문이 선명했다가 이내 사라지듯, 지문 역시 생성과 소멸의 리듬을 갖고 자취를 남기고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문이 닳아 흐릿해져 더 이상 나를 증명할 수 없을 때 지문은 무엇의 기표라고 할 수 있을까?
흐릿해진 지문처럼 신원을 확인할 수 없지만, 우리 주변을 맴도는 존재, 그것이 예술일지도 모른다.
작가들은 외국인 신분으로 한국 사회라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이를 탐험하는 과정을 거쳤다.
적극적으로 환경에 개입하고 질문을 던지는 작가들의 태도는
이들이 적지 않은 시간 동안 한국에 머물며 겪었던 고충과 고민의 깊이를 어렴풋이 암시한다.
작가들은 이제는 한국 사회에서 점차 옅어져 가는 전통이나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논의게 관심을 둔다.
를 들어 한국 전쟁의 여진이나 군 복무를 둘러싼 논의를 다루거나, "신체발부수지부모(
身體髮膚受之父母)"라는 전통을 추적
하는 것이다.
혹은 외국인 예술가라는 정체성을 드러내어 이방인으로서의 위치를 적극적으로 발화하기도 한다.
이는 켜켜이 쌓인 붓질로 표현한 가족과 트라우마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아주 개별적이지만 그래서 보편적인 위상을 획득한다.
분명 이들의 위치를 우리에게 낯설고도 불편하게 다가온다.
하지만 어쩌면 이들의 작품을 경유함으로써 비로소 우리 사회를 다르게 바라볼 가능성을 획득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다시 말하자면 낯설고도 불편한 이들의 시선을 솎아낸 현실은
우리가 이상적이리라 믿고 있는 개념적 현실만을 가리키는 일이자, 진실의 누락(
Pipeau)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