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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소식
음악원/작곡과 KNUA인에게 보내는 음악원 졸업생 한정림의 메세지
  • 동문 한정림
  • 등록일2009.02.25
  • 조회수144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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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크누안(한국예술종합학교 신문사 http://news.knua.ac.kr)

음악은 학(學)이 아니라 악(樂)이다. 그만큼 음악은 즐기는 사람을 따라 잡을 수가 없다. 현장에서 뮤지컬작곡가, 음악 감독, 때론 학생들의 선생님으로 즐거운 음악인의 길을 걷고 있는 한정림(음악원 작곡과 전공, 93학번)씨를 만나보았다.

한정림
(사진 출처: newsis)

만나서 반갑습니다

- 안녕하세요, 한정림이구요. 지금 뮤지컬 작곡과 음악 감독 그리고 저희 앙상블과 연주를 하고 있어요.

졸업은 언제 하셨어요? - 제가 음악원 1회니까, 93학번인데 2년 만에 졸업을 했고요. 작곡 이론 전공했어요. 제가 1회인데 작곡과 안에 작곡전공, 이론전공, 지휘전공이 있었어요. 그게 다 작곡과였어요. 지금은 다 나뉘어 졌는데 그때는 다 그렇게 있었어요. 저는 기본적으로 작곡을 공부하는데 있어서 이론적 공부가 없어선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수업은 다 같이 했기 때문에 어떤 과를 들어가도 모든 공부를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이론과를 선택하고 작곡을 같이 했죠. 저는 음악원에서 이론을 전공을 하고 나와서 다른 것을 더 배웠고요.

수석 졸업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어요(웃음). 특별한 비결이라도

- 조금 열심히 한 것 밖에는(웃음). 저희 아버지가 이런 쪽 일을 하셔서 제가 소질을 남들보다는 조금만 더 받은 것 같아요. 저는 학교 다닐 때 좀 꽤나 모범생이었던 것 같기는 해요. 열심히 하려고 그런 것 보다는 일단은 일찍 졸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제 인생에서 그 때 딱 한 번 열심히 공부하고 마무리를 지었죠. 숨만 쉬어도 행복했던 시절이 그때 2년 이었던 것 같아요.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다는 거죠. 새겨듣겠습니다. 선배님. 졸업 후에 어떤 일을 하셨어요? - 졸업을 하는 그 년도부터 뮤지컬을 시작했고요. 중간에 일본, 미국에서 조금 공부하면서 재즈 연주도 하고, 탱고 하는 앙상블 만들어서 연주활동과 뮤지컬 작곡을 지금까지 11년째 계속 해오고 있어요.

저는 학교 안에 있어서 우리학교에 대해서 객관적으로 보는 눈이 2% 부족한데요. 우리학교의 장점과 단점이 있다면? - 학교 다닐 때 제가 대개 선택받았다는 생각을 하고요. 그 때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이 처음 생겼을 때니까 모든 사람의 관심을 받았어요. 그리고 학교 자체의 재정적인 지원과 더불어 훌륭한 선생님들이 계셨죠. 저희는 한 학년 밖에 없어서 모두 개인레슨이었어요. 그랬기 때문에 더 재미있었고 그래서 더 열심히 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그 때의 장점은 그런 거였는데 지금은 많이 잃었다고 생각해요. 미래에 대해서 그리 밝게만 보지는 않고. 한국예술종합학교라는 학교가 처음의 취지와는 다르게 가고 있다고 생각하구요. 내실을 기해야 되는데 자부심만 자꾸 커져서 걱정이 되고 그래요. 저는 학교가 커리큘럼 등을 좋은 쪽으로 발전시키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만 정확하게 자리매김을 못한다는 생각을 해요. 정통으로 가려면 정통으로 가고 아 추세를 따르려면 추세를 따르고 아니면 반반을 해서 정확하게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야 하는데. 이렇게 하기에는 자꾸 뭐가 걸려서 덧 되면서 나가니까 학교가 이것도 저것도 아닌 것처럼 전통이 이어져 나가지 않는 느낌이 들어서, 안 그래도 학교가 다른 학교에 비해 역사가 짧은데 이렇게 계속 갈팡질팡하면 될까라는 생각이 드는 거죠.

저도 동감 가는 부분이 있네요. 선배가 없는 ‘1기’라서 힘들었던 점도 궁금해요 - 일단 조심스러운 게 있죠. 사회에 나가서 내가 1긴데 남들한테 나쁜 소리를 들으면 안 되는데 라는 생각이 있어요. 아직까지 좋은 점은 별로 없었어요. 왜냐면 선배가 있는 것도 아니고 다 알아서 해야 하는 부분들이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학교를 나와서 좋았던 점은 없지만 개인적으로 이강숙 선생님을 뵙고 제가 지금 하는 일에 제가 살아가는데 굉장히 많은 힘을 주셨기 때문에 그분을 만난 것 자체는 저한테 크게 도움이 됐다고 생각해요. 감사하죠.

막상 졸업을 하려고 하니까 학교에 계속 있고 싶어지는데요. 학교를 다니시면서 해보고 싶었던 일이나 후회하셨던 일은 없으신가요? - 저희는 보통 캠퍼스에서 누릴 수 있었던 건 없었어요. 오페라하우스 5층을 빌려서 수업을 받았거든요. 지금은 따로 생겼지만. 그때, 우리는 수업 듣고 숙제가 많아서 1주일 밤을 꼬박 새고 그런 반복이었죠.

음악하면 다른 길도 많잖아요. 뮤지컬 쪽을 선택하신 이유가 있나요? - 제가 가만히 있는 것 같지만 못하게 하면 더 하려고 하는 게 있어요. 저희 부모님이 음악을 하셨는데 반대를 하셨거든요. 그것 때문에 음악을 꼭 해야 되겠다고 시작을 했어요. 제가 말에 관심이 많거든요. 음악도 결국은 시에서 출발을 한 거고. 말과 음의 관계에 대해 예전부터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우리나라 말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에 대해 관심이 있거든요. 우리나라만의 음악극을 만들어 보고자 하는 것이 제 꿈이기 때문에, 그쪽으로 제가 길을 계속 선택을 해서 하고 있어요. 언젠가는 찾아내지 않을까(웃음).

작곡도 하시면서 보컬코치도 하신다고 알고 있는데 - 보컬코치는 카운슬러라고 생각을 해요. 그날그날 심리 상태에 따라서 말을 해주면 훨씬 잘 알아들을 수 있어요. 항상 제가 주장하는 건데요. 저는 노래란 배우가 무대 위에서 말을 하는 것처럼 노래도 말을 해야 된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음이라는 것이 나오면서 아름다운 노래로 변하면 절대 안 된다고 생각을 해요. 말을 음이라는 소재를 빌어서 하는 것이라는 것을 잊어먹지 말라고 항상 강조해요. 그런 면에서는 이론 공부한 것이 도움이 많이 됐어요.

그리고 서울예전 뮤지컬연기과도 출강하고 계시잖아요. 진짜 바쁘시겠어요. 다른 학교학생들과 우리학교학생들이 많이 다른가요(웃음). - 많이 다르죠. 한예종 학생들이 똑똑해요. 똑똑해서 예술을 잘할 수 있지만 정서적으로 순박한 사람들이 예술을 잘 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런데 그 쪽 사람들은 때가 묻지 않았어요. 그래서 완전히 오픈해서 선생님을 판단하려 하지 않고 선생님 말이 100%라는 신념을 가지고 임하기 때문에 결국에 흡수되는 것은 한예종 사람들보다는 그 친구들이 훨씬 빠르죠. 그런데 순발력이나 그런 측면에서는 아직 부족하죠. 2~3년 뒤에는 그 친구들이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해요.

저번에 ‘연서’라고 콘서트를 하셨잖아요. 콘서트를 하시는 이유가 있나요? - 나는 음악을 내가 참 잘못했다고 생각했을 때가 음악원을 다닐 때였어요. 그때 대개 행복하고 열심히 다닐 때 였지만 그때 나는 이 세상에서 내가 최고인줄 알았거든요. 나는 너희랑 다르다고 생각했어요. 결과적으론 많은 공부를 했지만 다른 한편으론 대중과 거리가 있는 음악이 존재하는 음악인가라는 생각을 하게 해 준 시간이었거든요. 그래서 그러면 나는 무슨 음악을 하고 싶은 걸까. 말과 음사이의 관계. 그렇다면 그것은 왜? 결국 대상이 없으면 할 수 없는 거잖아요. 그리고 그것을 인정해주는 사람이 없으면 계속 이어져 나갈 수 없는 직업 인건데, 내가 대중과 다르다고 생각하면서 공부를 했었으니까. 그러면 그것을 어떤 식으로 바꾸어 나갈까 생각을 했어요. 사람들한테 나 이렇게 해도 되요라고 하는 식으로 확인하고 나누고 싶어서 시작을 하게 된 거죠.

대중을 생각하는 한정림 선배님, 멋져요.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세요? - 창작뮤지컬이 브로드웨이를 답습하는 과정이 아니라 우리나라 안에서 음악극이라는 게 어떠한 특색을 가지고 갈 수 있는가를 정확하게 연구를 하고, 항상 제가 생각하는 게 창작뮤지컬이 많이 나오고 있지만 프리프러덕션의 기간이 짧아요. 한강씨랑 작업하고 있는 게 1년 정도 넘어가고 있는데요. 완성도 있게 2~3년 후에 제대로 된 작품을 5년에 한번씩 하는 게 꿈이죠.

마지막으로, 재학생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릴게요 - 재미있고 좋은 것을 했으면 좋겠어요. 저는 항상 인생에서 무엇이 될까보다는 어떻게 사는가가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내가 뭘 해야 당장 행복한가라는 것을 꼭 생각을 하고, 남들이 자기를 어떻게 봐줄까를 생각하지 말고 내가 내 자신을 볼 때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하면서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요.

사진: 김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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